연극 -틀- 연극.공연

나선형태의 좁고 가파른 계단을 어렵사리 내려가면 구멍가게 같은 작은 공간에서 티켓을 교환해준다.
(지금은 없어졌는지 모르지만 예전 종로에 보면 건물과 건물 사이에 담배파는 구멍가게가 있었는데)

리플렛을 잠시 읽어보니
성장드라마인가?
잘못 골랐나?란 약간의 걱정이 앞섰으나
연극이 시작된 후 10분만에 걱정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왜?

이건 연극이라 하기도 그렇고 현대무용이라 하기도 모호하고
(어떤 예술이 가미한 표현이라기 보단 발광에 가깝기때문?)

다들 목청은 또 어찌나 좋던지
소극장에서 스피커음을 안좋아하는 이유중 한가지가 너무 커서인데
이들의 목이 상할까란 생각보단 내 고막에 무리가 올까 걱정이 될정도다.

좁은 곳에서 왜 그렇게 소리를 크게 질러대는 거지?
그렇게 지르지 않아도 절규하는 느낌은 살릴수 있지 않나?

포기하는 이들의 몸엔 기운이 넘쳐흐른다.
글쎄. 표현하는것과 표현하고자 하는것이 서로 일치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내겐 그렇게 와닿진 않는다.

그리고 원작 '눈 뜨는 봄'을 각색했다고 하지만 막상 보면 드라마 '스카이 캐슬' 같지 않을까싶다.
(스카이 캐슬을 아직 보진 못했지만 많은곳에서 인용하다보니 어떤 내용인지는 알거 같음)

원작은 2차 성장기가 오면서 성에 눈뜨는 것과 그것을 인도하는 부모(어른)와의 갈등, 사건등을 다루고 있는 반면
이 연극이 이런 부분을 다루는것은 극히 일부분이고 나머지는 주입식 교육(강요,집착등)에 대한 것이다.
일본이나 독일이 2차세계대전무렵 이런 교육을 강요하다가 50~60년대에 모두 바꿨다고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이런 주입식 교육은 더욱더 독해진거 같다. 내가 'X세대'라고 하는 자유의 상징같은 세대로
이 이전 세대는 군부정권과 싸우느라 정신 없었고, 이 후 세대는 IMF로 의식주에 치명타를 입은세대라서 그런지
지금의 학생들의 성공은 오직 돈만을 추구하는 부모들의 강요로 얼룩지고 있다.
(자식이 돈벌길 원하면 학교보단 일터를 보내는게 차라리 성공할 기회가 더 많을수 있는데)

아무튼 이러한 한국의 청소년들에 대한 현재 문제점들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전위적 형태로
괴성에 가깝게 질러댐으로서 저들을 표현한다. 풋내나는 팔팔함을 표현하고 싶었던가?

저들의 몸부림을 표현하기엔 무대가 좁게 느껴지고 인원이 좀더 필요해 보인다.
한마디로 이 소극장에서 하기엔 좀 무리가 따른다.
(조금 더 크고 몇명 더 충원하고 관객은 무대가 잘보이도록 경사가 큰 곳으로)

음향도 뭐라 해야 할까? 소극장중에도 작은 편의 극장이라서 소리가 뻗질 못해 비트가 뭉개지는 느낌이라
신경써서 들으면 무엇을 표현하는지 알거 같지만 많이 상쇄된다.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트럼펫을 작은 방에서 문 닫고 부르면 소리만 크고 뻗질 못하여 오앙오앙 거리는데
본연의 소리가 사라지니 목적조차 흐릿해지게 되어 창작자와 관객, 양자 모두 손해보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좋은 연극은 그에 알맞는 무대도 필요하니 이런 부분도 신경쓸 필요가 있지만
소극장에서 단 몇일만 하는 연극이니 이런것들을 모두 신경쓰긴 어려웠겠지.
내용또한 특정 시기를 타는 것이라 몇년후엔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고
(원작은 청소년 성에 대한것이라 수명이 길수밖에 없는 주제지만 이건 그렇지 않아보인다.)
조금 더 큰 무대에서 하는걸 다시 봐봤으면 좋겠다.

극단불량화소에서 앞으로도 좋은 공연 하길 기대해본다.

출연 : 김동건, 박동형, 신보경, 최지영, 조정기, 최준형,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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